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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 문화생활

명량, 이순신은 위대하다...그러나 CJ는 더욱 위대하다!

by 빨간꿈 2014. 8. 3.


명량, 이순신은 위대하다...그러나 CJ는 더욱 위대하다! 


 

개인적으로 <명량>이라는 영화에 건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이유인 즉, 1. 학계에서 조차 명량해전에 대한 고증이 여전히 진행형인데 완벽 고증(?)이라는 키워드로 영화가 과장 홍보되었기 때문입니다.  2. 13척 VS 330척이라는 회오리치는 바다의 해상전투씬에 300:제국의 부활에서 보여줬던 CG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이순신'의 영웅적인 측면 부각과 애국심 마케팅에 큰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화를 충분히 재미있게 본 것은 사실입니다만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기에 오늘은 영화 <명량>을 보고난 후의 좋았던 점 보다는 아쉬움에 대해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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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과 울림이 없는, 명량


병사들과 전함의 모습, 당시 상황등의 고증은 개인적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합니다. 제작기 및 비하인드 컷 등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얼마나 실감나게 재현하고자 했는지 충분히 노력한 것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 명량은 너무 '명량'에만 집중한 듯 합니다. 물론 앞뒤 전후사정이 많아지면 영화가 산으로 갈 우려가 크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철저히 '명량'하나만, 명량 속 '이순신'만을 그려놓았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임진왜란'은 물론 '한산도 대첩'.'구선'.'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이 궁금해져야 할 법한데 영화가 끝나고 아무런 궁금증이 생기지 않는건 왜일까요? 


<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를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역사적 사건 또는 극적효과를 위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요소가 필요하단 것을 그리고 영화 명량에서도 반드시 그 장치가 존재하리란 것을. 하지만 명량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너무나 억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순신 함으로 돌진하는 화약선의 진구와 먼 바위에 올라선 이정현의 소통, 대장선을 회오리 바다에서 구출한 어선의 모습에 그저 헛웃음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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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 제조기 그리고 백병전의 달인, 이순신


이순신이 영웅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영웅 이순신의 모습과 그의 고뇌를 극대화하고자한 설정은 잘 알겠지만 영화 속 최민식은 너무나 말이 없습니다. 당장 적선이 몰아치고, 백성과 장수들의 원망과 한탄에도 이순신은 묵묵부답입니다. 단순히 위인의 고뇌를 표현했다기 보다 명대사를 만들기 위함이랄까요? 최민식이 내 뱉은 말은 너무나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를 간략히 요약하면 전투준비와 전투씬으로 간단히 나뉘어 지는데 후반 전투씬은 기대와 달리 백병전 위주로 전투가 그려집니다. 분명 백병전이 진행되었고, 대장선이 홀로 고군분투한 것은 사실이나 일본의 주력함 세키부네는 그 규모와 크기, 함포유무, 승선인원, 건조방식 등의 차이로 조선의 판옥선에 비해서는 확실히 초라한 전투선이 맞습니다. 하지만, 조총과 칼로 무장한 왜적들은 그 수나 전투력에서 조선 수군을 크게 압도하게 됩니다. 이순신이 접근접을 최대한 피한다는 것은 고증을 통해 충분히 밝혀진 사실이며 병사들의 전투력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한 바, 백병전 대신 관객들이 보고자 했던 해전의 용맹함을 좀 더 보여주었으면 했는데 영화 속에서 조차 승리의 요소를 '천운'과 '충파' 즉, 판옥선으로 세키부네를 무작정 충돌로 돌파하여 승리하는 모습으로 만 묘사한 것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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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스토리의 부재, 명량


이순신의, 이순신에 의한, 이순신을 위한 영화이다 보니 이순신 이외의 캐릭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뭔가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는 구루지마(류승룡)는 막상 전투에서 단칼에 나가 떨어지고, 와키자카(조진웅) 역시 1군 패배에 그대로 꼬리내리고 도망칩니다. 그나마 억지로 끼워넣은 진구와 이정현의 캐릭터가 오히려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왜 명량해전에는 거북선이 없었을까요? 명량 대첩 이전 동아시아를 주름잡았던 조선해군의 장엄함은 온데간데 사라졌을까요? 왜 이순신이 백의종군을 했으며, 왜 원균은 그렇게나 뛰어난 조선수군을 이끌고 칠천량해전에서 대패했을까요? 명량으로 임진왜란은 승리했으며, 이순신은 임진왜란때 안죽었겠지? 이러한 궁금증들은 아쉽게도 영화 속 어디서에도 풀수 없습니다. 그냥 13척으로 330척을 명량이라는 지형적 조건과 천운 그리고 이순신의 지략, 판옥선과 세키부네의 차이만으로 승리한 것이 영화가 보여주는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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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름값 한, CJ 


명량의 배급은 CJ 입니다. 영화 개봉 전 '이순신'이라는 애국 마케팅을 시작으로 명량대첩과 임진왜란에 대한 해설강의 서비스. 만화 서비스 등 올 여름 '명량'으로 끝장보고자 하는 CJ의 마케팅 의지가 확실히 보여집니다. 네이버에 '명량'을 검색해보세요. 지금 이시간에도 쉴세없이 뉴스 보도자료가 게재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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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을 거대한 문화콘텐츠이자, 거대한 역사콘텐츠로써 보고자 했던 본인에게 기대치가 충분히 낮았던 것은 사실이나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한참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맹목적인 역사적 사실로써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민감함 소재임이 확실합니다. 그저 위대한 '이순신'이기 때문에 관람해야한다면 이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랑 크게 다를바가 없어 보입니다. 


조선 수군의 규모와 구선의 위엄을 자랑했던 명량 전편인 '한산', 그리고 '명량', 이순신 장군이 숨을 거두며 최후의 승리를 거둔, '노량' 의 3부작을 기획중이라고 하는데 이미 4일만에 최단 350만을 돌파했고 마케팅 공세가 끊이지 않으므로 1000만 관객 돌파는 및 후속편 제작은 금세 결정이 날 듯 하네요. 모쪼록 후속편에서는 마케팅 보다는 영화의 질을 좀 더 높였으면 합니다.  



영화 명량 총평: ★★★☆☆

- 역시 이순신은 위대하다.

- 스토리와 캐릭터의 부재가 아쉽다.

- 문화콘텐츠, 역사콘텐츠로서 상당히 아쉽다.

- 영화음악은 만족스럽다.

- '한산'과 '노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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